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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빵한 베이킹 이론

베이킹 과정 : 오븐 속에서 일어나는 반죽의 변화 1

by 브레드썬 2023.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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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킹 과정 : 오븐 속에서 일어나는 반죽의 변화 1

스스로 뭔가 정체된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 때면 친절한 설명이 담긴 베이킹 교재를 들춰보며 마음의 위안을 얻습니다. 한번씩은 다 읽어본 것 같은데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다시 펼쳐보면 또 새삼스럽게 "아~!" 하며 고개를 끄덕거리게 되네요.

완성된 치아바타를 오븐에서 꺼내는 모습

 

오늘 살펴볼 부분은 뜨겁게 예열된 오븐 안에 들어간 반죽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변화에 관한 내용입니다. 반죽이 구워지는 과정에는 일곱 단계가 있는데요, 이 단계들은 순차적으로 진행되기 보다는 대부분 동시에 발생한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반죽을 예열된 오븐 속에 넣자마자 수증기를 포함한 여러 기체들이 반죽으로부터 방출되기 시작하는데 이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가속화합니다.

 

1. 지방이 녹는다.

 

반죽에 섞여 있는 고체 지방은 공기, 물, 그리고 발효과정에서 발생한 기체 일부를 가둡니다. 그러다가 지방이 녹으면서 갇혀있던 기체들은 풀려나게 되고 물은 수증기로 변하면서 반죽이 팽창합니다.

 

오븐 속에서 녹아 액체가 된 버터

 

여러 가지 종류의 지방은 서로 다른 녹는점을 가지고 있는데 , 베이킹에 쓰이는 대부분의 지방의 녹는점은 섭씨 32도에서 55도 사이에 위치합니다. 베이킹 초반에는 구조가 형성되기 전이므로 기체의 대부분이 날아가 버립니다. 녹는점이 낮은 버터로 만들어진 퍼프 페이스트리가 쇼트닝으로 만들어진 퍼프 페이스트리에 비해 덜 부푸는 이유입니다. 반면, 녹는점이 높은 쇼트닝으로 만든 페이스트리는 입안에서 잘 녹지 않으므로 식감이 좋지 않게 됩니다.

 

2. 기체가 발생하고 팽창한다.

 

베이킹에서 제품을 팽창시키는 데 주로 기여하는 기체는 효모, 베이킹파우더, 또는 베이킹 소다의 작용에 의해 방출되는 이산화탄소, 믹싱 과정에서 반죽에 유입된 공기, 그리고 베이킹 과정에서 형성된 수증기입니다.

 

일부 기체(2차 발효된 빵 반죽 속의 이산화탄소, 스펀지 케익 반죽 속의 공기 등)는 이미 반죽 속에 존재하고 있어 가열되면 그 부피가 팽창하면서 제품을 부풀리는 반면, 가열해야만 생성되는 기체도 있습니다. 효모와 베이킹파우더는 오븐에 들어가자마자 빠른 속도로 기체를 생성합니다. 수증기 역시 반죽 내 수분이 가열되면서 발생합니다.

 

반죽이 부풀면서 세포벽(cell wall)의 길이가 늘어나고(stretched) 얇아지는데 이 영향으로 제품이 부드러워집니다(tenderizes).

 

기체의 생성과 팽창은 오븐에 들어간 즉시 시작되며, 효모가 죽는 섭씨 60도부터는 이산화탄소의 생성이 중단됩니다. 한편, 수증기는 베이킹 과정 전체에 걸쳐 계속해서 생성됩니다. 이렇게 생성되고 팽창된 기체들은 반죽의 단백질(주로 글루텐이며 달걀 단백질도 가능함)에 의해 형성된 탄력있는 구조(stretchable network) 안에 갇힙니다.

 

베이킹 후 부피가 팽창한 피시비에(Pithivier)

 

3. 효모 및 기타 미생물이 죽는다.

 

반죽은 효모뿐만이 아니라 박테리아, 곰팡이 등의 기타 미생물도 포함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효모를 포함한 모든 미생물들은 반죽의 내부 온도가 약 섭씨 60도에 이르면 죽게 됩니다. 효모가 죽으면 더 이상 제 기능을 할 수 없으므로 발효작용이 멈추고 이산화탄소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게 됩니다.

 

4. 단백질이 응고한다.

 

글루텐과 달걀 단백질은 제과제빵에서 제품의 구조 형성에 주로 기여하는 단백질들입니다. 이들은 응고되기에 충분할 정도로 가열되었을 때에만 단단해집니다. 이 단백질이 긴 체인 형태의 분자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을 기억해 봅시다. 단백질의 응고는 섭씨 60~70도에서 천천히 시작하는데, 이 단백질 체인들이 서로 결합하면서 단단한 구조를 만들어 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달걀을 예로 들면, 차가울 때는 액체이지만 가열함에 따라 고체화되고 단단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단백질 응고가 진행되는 동안 반죽 안의 기체들은 계속해서 팽창하여 단백질 가닥을 늘입니다. 마침내 응고 과정이 끝나고 나면 기포들은 더 이상 팽창할 수 없게 되고 제품은 부풀지 않게 됩니다. 믹싱 과정에서 단백질과 결합했던 많은 양의 수분은 수증기로 변하면서 증발하기도 하고 전분에 의해 흡수되기도 합니다. 일단 단백질 구조가 완전히 굳어지면 제품은 그 형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단백질의 응고가 시작되고 종료되는 정확한 온도는 재료 등 여러 가지 요인들에 의해 결정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당분과 지방이 단백질의 응고 온도에 영향을 줍니다. 여러 변수가 있다 해도 대부분의 단백질은 반죽 내부온도가 섭씨 85도에 이르면 완전히 응고됩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올바른 베이킹 온도는 중요합니다. 만약 온도가 너무 높으면 기체의 팽창이 최고점에 이르기 전에 단백질의 응고가 너무 빨리 진행되어 버리고, 만약 온도가 너무 낮으면 단백질 응고가 너무 늦어져서 제품이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내려앉게(collapse) 됩니다.

 


 

믹싱, 발효, 성형 등 오랜 시간 공들인 반죽이 제품으로 완성되는 베이킹 단계. 오븐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잘 이해한다면 그에 맞게 오븐 온도를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결과물을 향상시킬 수 있으니 오븐에서 제품이 나오는 그 순간까지 반죽의 변화를 주의깊게 살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오늘은 베이킹 일곱 단계 중 네 가지를 먼저 정리해 보았습니다. 다음 포스트에서 남은 세 가지 마저 정리할게요:)

 

## 본 포스트는 해외 원서 Professional Baking(sixth edition)  Chapter 5: Basic baking principles를 요약, 번역한 내용을 기본으로 하되 주관적인 의견을 덧붙여 작성하였습니다. 저는 전문 번역가도 아니고 베이킹을 공부하는 학생의 입장입니다. 따라서 어색한 번역체가 있다면 양해 부탁드리고, 내용상 오류가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확인 후 정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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